지난 주에 태풍 카눈이 우리나라 전역을 뒤덮고 지나갔다. 이번에도 역시 아무 일 없이 지나갈 것이라고 생각했다. 태풍 카눈이 왔을때 나는 예배당에서 내게 불어닥친 태풍으로 인해 간절히 기도했더랬는데, 그게 우연찮게 맞아떨어졌다는 결과를 발견한 시편 32:6 묵상이다.
내가 거주하는 지역은 늘 태풍의 피해에서는 열외지역이었다. 비가 아무리 와도 홍수가 나고 그런 곳이 아니었다. 그런데, 이번에는 달랐다. 물론 이번에는 달랐다는 것을 태풍이 지나고 난 후에 알게 되었다. 하천이 범람할 경우를 대비해 대피하라는 문자를 받긴 했지만, 마당을 나가보니 하수구는 물이 잘 빠지고 있었고 특별한 이변이 없이 잘 넘어갈 것이라고 확신했다. 하지만, 나중에 이웃교회 목사님이 보내주신 영상을 보면서 아찔했다. 비가 조금만 더 왔더라면, 상류의 산골에서 내려오는 물과 내리는 비가 맞물린다면 홍수가 날 뻔했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그걸 '병목'현상이라고 하는데, 안 그래도 옆 마을에선 둑이 터지는 사고가 났다고 했다.
문득, 시편의 이 구절이 떠올랐다.
시편 32:6 이로 인하여 무릇 경건한 자는 주를 만날 기회를 타서 주께 기도할찌라
진실로 홍수가 범람할찌라도 저에게 미치지 못하리이다
새번역: 경건한 사람이 고난을 받을 때에, 모두 주님께 기도하게 해주십시오.
고난이 홍수처럼 밀어닥쳐도, 그에게는 미치지 못할 것입니다.
오해하지는 마시길 바란다. 내가 경건한 사람이라고 일컫는 것이 아니다. 이번 태풍이 북상할 때 생각치도 못한 사건이 터지고야 말았다. 10여년 전의 ** 사건 때문에 그게 내 발목을 잡았다. **가 되다니! 너무 충격적이었다. 생각치도 못한 사건에 정신이 하나도 없었다. 내가 어리석었다. 별 일 아니라고 생각했는데. 그래서 태풍이 올라오는 즈음에 기도가 간절해졌다. 그래서 어쩔 수 없이 기도하였다. 태풍에 대한 기도 보다는 내 자신의 상황과 현실에 대한 기도로 하나님의 이름을 부를 수 밖에 없었다. 그런데, 결과론적으로 볼 때, 내가 어쩔 수 없이 기도한 것이 그나마 다행이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하천에 물이 저렇게 불었나 싶을 정도였다. 조금만 더 비가 내렸어도 범람했을 수도 있겠다 싶었다. 아찔했다. '주를 만날 기회를 타서' 기도할 수 있음에 감사했다. 아직 **는 해결되지 않았지만, 하나님께서 선하게 역사하실 것을 믿는다. 태풍 때문에 어떻게라도 더 기도하게 하셨던 것 같다. 기도는 항상 예방 주사와 같은 것 같다.
평안하다, 평안하다 싶으면 한번씩 뒷통수를 맞는 게 나는 아직도 많이 멀었구나 싶다. 안일하게 처신했던 모든 삶의 방식에 대해 회개하면서 오늘도 더 간절히 기도할 수 밖에 없다.
시편 32:6 이로 인하여 무릇 경건한 자는 주를 만날 기회를 타서 주께 기도할찌라
진실로 홍수가 범람할찌라도 저에게 미치지 못하리이다
마태복음 6:13 우리를 시험에 들게 하지 마옵시고 다만 악에서 구하옵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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