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약성경 사사기 8장은 사사가 된 기드온이 승리의 질주를 합니다. 40년 동안 사사로서 강한 용사의 면모를 보이긴 했지만, 그의 마지막은 사사로서의 첫 출발과는 너무 판이하게 다른 모습을 보이는데, 그가 남긴 것들은 무엇인지 한번 볼까요?
사사기 8장 개요
- 1-3절: 에브라임의 불만: 전체의 승리보다 개인의 영광에 관심이 가 있던 에브라임 사람들
- 4-9절: 숙곳과 브누엘의 반역: 이들은 양다리를 걸치고 하나님을 신뢰치 않았다.
- 10-13절: 미디안과 아말렉에 대한 심판
- 14-17절: 숙곳과 브누엘에 대한 심판
- 18-21절: 세바와 살문나에 대한 심판
- 22-23절: 거절된 왕권
- 24-28절: 무너진 기초
- 29-32절: 이스라엘 왕 아비멜렉-기드온의 왕권에 대한 야망이 보인 행적
- 33-35절: 배은망덕한 이스라엘
점점 칼이 되어가는 기드온(1-21절)
사사기 7장에서 저는 "여호와의 기드온의 칼이다"라는 문장을 해석하면서 이스라엘에는 당시 철기문화가 없어서 아마도 기드온에게 칼이 없었을 것이라고 해석했는데요. 그때 가장 중요한 것은 기드온에게 칼이 있고 없고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기드온의 칼은 바로 여호와의 칼이라는 것입니다. 그래서 '여호와와 기드온의 칼이다'라고 백성들이 외친 슬로건에서도 드러나는데요. 정말 하나님이 기드온의 칼이 되어 주셔서 미디안과 연합군 135,000명을 대파시키는 승리를 쟁취하게 됩니다. 그리고 오늘 8장에 들어와서도 그런 질주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하나님께서 기드온의 편이 되어주시니 거칠 것이 없습니다. 1-3절에서는 에브라임이 자신들을 왜 전쟁에 끼어주지 않았냐고 불평을 토로했을 때 굉장한 융통성을 발휘하는 재치도 보여준 기드온입니다. 4-21절까지는 기드온이 가나안 족속과의 전쟁에서 거침없는 질주를 하는 장면입니다. 예전의 소심하고 겁 많은 기드온은 온데간데 없고 강력한 전사같은 모습을 보여줍니다. 정말 하나님께서 처음 기드온을 부르실 때 "강한용사여!"라고 불러주신 그 호칭이 정말 기드온을 그렇게 만들어가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런데, 항상 중요한 것은 칼은 기드온이 보유하고 있는 그 어떤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칼, 여호와의 칼이었다는 사실입니다. 강한 용사가 되어가는 기드온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하나님의 함께하심이었고, 하나님의 임재였습니다. 전쟁의 관건은 여호와께서 기드온과 함께 하느냐? 기드온의 편이냐? 이스라엘의 편이냐? 였습니다. 결과는 만족했습니다. 당연히 승리했으니깐 말이죠.
변질되어가는 기드온(22-28절)
제가 앞에서
- 22-23절: 거절된 왕권
- 24-28절: 무너진 기초
이렇게 개요를 소개했는데요. 먼저 기드온은 자신의 대단한 승리 이후에 백성들이 이렇게 말합니다.
사사기 8:22
22 그 때에 이스라엘 사람들이 기드온에게 이르되 당신이 우리를 미디안의 손에서 구원하셨으니 당신과 당신의 아들과 당신의 손자가 우리를 다스리소서 하는지라
이스라엘이 미디안으로 말미암아 부르짖었고 그로 인해 하나님께서 기드온이란 사사를 보내셨습니다. 그리고 기드온은 대단한 결과물을 가져왔습니다. 그러니깐 백성들이 기드온에게 왕이 되어달라고, 왕조를 세우라고 제안을 하는 것입니다. 기드온이 그만큼 엄청난 인기와 명성과 권력을 한 몸에 얻게 되었던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동굴에서 숨어서 타작을 하던 기드온이 어떻게 이런 대접과 이런 제안을 받을 수 있단 말입니까? 모두가 하나님의 은혜였습니다. 백성들이 기드온을 생각하는 마음이 남달랐던 것으로 보입니다. 근데 사람들의 마음이 참 갈대와 같아서 너무 변덕이 심하네요. 여기선 이렇게 왕이 되어달라고 제언을 하지만, 기드온이 죽은 이후에는 33-35절에는 완전 '모르쇠'로 일관합니다.
사사기 8장 33-35절
33 기드온이 이미 죽으매 이스라엘 자손이 돌아서서 바알들을 따라가 음행하였으며 또 바알브릿을 자기들의 신으로 삼고
34 이스라엘 자손이 주위의 모든 원수들의 손에서 자기들을 건져내신 여호와 자기들의 하나님을 기억하지 아니하며
35 또 여룹바알이라 하는 기드온이 이스라엘에 베푼 모든 은혜를 따라 그의 집을 후대하지도 아니하였더라
왜 기드온이 그렇게 40년동안 대단한 승리자의 모습을 살았는데, 그의 사후에 왜 이렇게 그를 나몰라라 했을까요? 여기에 특별한 원인과 이유가 있었다고 볼 수 있는데요.
기드온이 남긴 것들(26-27절, 29-35절)
정말 기드온이 22절의 이스라엘의 제안을 단호하게 뿌리치고 하나님만을 바라보며 경건한 삶과 라이프스타일을 추구했다면 이런 결과를 초래했을까 하는 의문이 듭니다. 왜냐하면 기드온은 왕권과 왕조를 거절했지만 아주 괴상한 짓(?)을 하게 되는데요. 바로 그것은 금 에봇을 만든 것이었습니다. 기드온이 백성들이 전쟁에서 취한 전리품들 가운데 금 귀고리를 백성들에게 요청했는데요. 이스마엘 사람들은 광야에서 살던 아라비아인들의 문화적 특성상 금이나 은과 같은 장신구가 많이 소유하고 있었는데, 기드온은 그걸 가지고 엉뚱한 것을 만들어 버립니다.
사사기 8장 26-27절
26 기드온이 요청한 금 귀고리의 무게가 금 천칠백 세겔이요 그 외에 또 초승달 장식들과 패물과 미디안 왕들이 입었던 자색 의복과 또 그 외에 그들의 낙타 목에 둘렀던 사슬이 있었더라
27 기드온이 그 금으로 에봇 하나를 만들어 자기의 성읍 오브라에 두었더니 온 이스라엘이 그것을 음란하게 위하므로 그것이 기드온과 그의 집에 올무가 되니라
기드온이 백성들로부터 받은 금은 무게는 천칠백 세겔 즉 19.4kg이랍니다. 2023년 오늘 기준으로 19kg이 금값을 계산해 보았습니다.
트로이 온스 (31.1그램) 기준으로 금값이 1,700 달러일 때, 19kg의 금 가격은 대략 969,330달러입니다. 969,330달러를 한국 돈으로 환산, 대략적인 계산을 해보면, 현재 (2023년 3월 30일 기준) 1달러당 대략 1,200원 정도의 환율이 적용되고 있으므로, 969,330 달러를 한국 원으로 환산하면 대략 1,163억 원 정도가 됩니다.
기드온이 받아들인 금은 엄청난 부의 가치가 있었겠죠. 오늘날 1,163억원의 가치라면 당시에는 엄청난 부의 수준으로 해석할 수 있겠습니다. 기드온은 자기의 성읍 오브라에 그걸 두었다고 했는데요. 기드온의 40년 사사기간은 여러 곳에서 욕망의 냄새가 많이 납니다. 그가 왕권과 왕조, 왕위를 거절했긴 했지만 그는 표면적으론 거절이었지 실제로는 왕과 다를 바 없는 삶을 살았습니다. 오늘 27절에도 '자기의 성읍 오브라'라고 기술되어 있습니다. 벌써부터 왕이란 이름만 없었지 실제로는 왕과 같은 삶을 살았습니다. 왕조의 길을 말로는 거부했지만 실제로 왕조의 길을 걷고 있던 기드온이었는데요. 태조왕건이 29명의 아내를 두었습니다. 자식을 많이 낳았는데, 배다른 형제들이었습니다. 많은 왕들이 그러했던 것처럼 말입니다. 기드온도 그러했습니다.
사사기 8장
30 기드온이 아내가 많으므로 그의 몸에서 낳은 아들이 칠십 명이었고
31 세겜에 있는 그의 첩도 아들을 낳았으므로 그 이름을 아비멜렉이라 하였더라
70이란 숫자는 세상왕조, 나라를 상징합니다(1:7). 아들이 70명이었다는 것을 기드온의 집안이 하나의 나라, 왕조가 되었다는 것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대목입니다. 거기다가 세겜의 첩에게 아들이 있었는데, 이름이 아비멜렉이란 말씀입니다. 아비멜렉은 뜻은 "내 아버지는 왕이시다My father is king"입니다. 다들 기드온의 스토리를 아시겠지만 사사기 9장에서 어떤 일이 벌어집니까? 아비멜렉, 첩의 아들이 기드온의 70명의 아들을 다 학살하는 장면이 나옵니다.
사사기 9장
56 아비멜렉이 그의 형제 칠십 명을 죽여 자기 아버지에게 행한 악행을 하나님이 이같이 갚으셨고
57 또 세겜 사람들의 모든 악행을 하나님이 그들의 머리에 갚으셨으니 여룹바알의 아들 요담의 저주가 그들에게 응하니라
미리 아비멜렉의 결말을 찾아보면 70명의 형제들을 죽인 아비멜렉도 허망하게 죽었다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이는 결론적으로 기드온의 40년 사사생활이 대단했다고 보기는 어려운 대목입니다. 그의 아들들이 다 죽었으니깐 말이죠.
그렇다면 왜 이런 비극적인 결말이 나타났을까요? 기드온은 이런 비극적인 결말을 보지 않고 죽긴 했지만. 그가 사사로서 과연 평가를 할때 어떤 평가를 내릴 수 있을까요?
칼로 흥한 자는 결국 칼로 망한다
사사로 부르심을 받기 전, 기드온은 한없이 미약하고 소심한 사람에 불과했습니다. 하지만 그가 '강한 용사'로 세워지는 40년 동안 앞에서 이야기한 것처럼 자신이 점점 칼이 되어가는 변질극을 보여줬습니다. 그 칼은 금 에봇을 만들어 백성들을 '음란하게 위하므로 그것이 기드온과 그의 집에 올무가 되었'다(27절)는 것이 화근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금 에봇, 엄청난 금 에봇, 1000억 원이 넘는 금 에봇이 기드온의 성읍 오브라에 있으니 백성들의 우상숭배의 단초가 되었음을 볼 수 있습니다. 기드온의 의도와는 달라겠지만, 그게 기드온 자신을 우상화시키는 형국이 되었을 뿐만 아니라 점점 더 기드온은 아내를 많이 두고 아들을 70명이나 낳으면서 왕이 아닌 왕 행세를 하게 된 것입니다. 오죽하면 세겜의 첩의 아들의 이름을 '아비멜렉'이라고 지었을까요? 기드온이 지었는지, 아니면 첩이 지었는지 알 수는 없지만 아들의 이름을 "my father is king'라고 지는 모양새를 볼 때 당시에 기드온의 세속적인 위세가 얼마나 대단했는지를 볼 수 있습니다. 신앙으로 시작했던 한 사람이 엄청난 부와 명성과 인기를 한 몸에 받으면서 타락해가는 과정이 사사기 8장에서 나온다고 해도 과언은 아닙니다. 우리가 사사기에 마지막에 등장하는 삼손을 기억해 본다면, 그는 여자에 미쳐서 결국 타락한 영웅으로 우리에게 기억되는데요. 어찌 보면 삼손이 더 순수한지도 모르겠습니다. 기드온은 자신의 자식들, 집안, 성읍을 기드온화 시키면서 왕조를 만들어갔다는 것이 더 큰 타락이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기드온은 결국 '칼로 흥한 자는 칼로 망한다'는 옛 격언을 그대로 보여주는 예가 되겠습니다. '여호와와 기드온의 칼이다'라고 했을 때의 기드온, 그에겐 칼조차더 없었는데, 이제는 40년의 사사생활을 통해 기드온은 재력과 부와 인기와 명성과 권력과 자신의 씨까지 철저하게 칼로 만들어가고 있는 모습을 보였는데, 그 칼이 여호와의 칼이 아니었기에 결국 그의 아들들은 다 몰살당하고야 마는 비참한 결과를 초래하고야 말았습니다. 여호와의 칼은 하나님 편에서 전심으로 그를 바라보고 의뢰하면서 순종하는 자에게 주어지는 것이지 세상적인 그 어떤 것으로도 대체할 수 없는 것입니다.
우리의 칼은 여호와의 칼인가? 기드온의 칼인가?
우리 대한민국의 3대 神이 있다고 합니다. 첫째는 유재석이고, 둘째는 카나리바이오이고, 셋째는 에코라는 신이라고 합니다. 국내주식시장에서 지금 카나리바이오, 특별히 에코프로의 상승세가 정말 미친듯이 치솟고 있습니다. '에코프로'라는 이 주식때문에 4억에서 10억으로 자산이 늘어나 퇴사한다는 이야기가 돌면서 국내 에코프로 3형제의 인기가 하늘을 치솟고 있습니다. 어떤 이는 1000만원을 넣어놨는데, 5000만원이 되었다면서 좋아라 합니다. 저도 솔직히 부럽습니다. 하지만 저에겐 그만한 시드머니도 없습니다. 그만한 주식에 대한 내공도 없습니다. 많은 그리스도인들이 주식투자를 통해서 부자가 되면 좋겠습니다. 하지만, 우리가 왜 부자가 되어야 하는가? 라는 질문을 던져보아야 합니다. 왜 하나님께서 나를 부자로 굳이 만들어줘야 하는가? 라는 질문을 말이죠. 세상엔 수많은 사람들이 있을텐데, 저마다 경제적 자유와 경제적 독립을 위해서 부자가 되고 싶어합니다. 일을 하지 않고 불로소득을 통해 노후를 편안하게 보내고 싶어하는 꿈을 가지고서 말입니다. 물론 그리스도인들도 노후를 도모해야 합니다.
그런데 중요한 것은 균형감이라고 생각하는데요. 우리는 그리스도인이기 때문입니다. 한번 사는 인생 제대로 즐기고 제대로 살아보자는 것이 모든 이의 꿈일텐데요. 하나님은 우리에게, 나에게 과연 어떤 소명과 숙제를 부여하셨는지를 생각하면서 우리의 꿈도, 우리의 재력에 대한 소원도, 더 나아가 우리가 진짜 부의 자산을 가졌을때에도 그게 우리의 칼이 되어선 아니된다는 것을 말씀드리고 싶은데요. 기드온이 사사라는 영적 포지션을 통해 그가 추구한 것이 금 에봇이라는 것은 우리에게 많은 것을 시사해줍니다. 아무리 순수한 사람도 타락의 마지노선은 없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기드온이 사사가 되면서 처음에는 그러하지 않았겠지만, 그가 아버지의 집에 있는 바알의 제단과 아세라 상을 부수고 하나님께 7년된 둘째 수소를 번제물로 드릴때는 사람들이 무섭고 두려워서 밤에 그 일을 행했는데요. 지금은 너무나 당당합니다. 모든 것이 자기 위주로 돌아가고 있습니다. 자기의 성읍이 오브라에 있었고, 집에는 1100억원의 가치(오늘 시세)가 있는 금 에봇이 있고 사람들이 자신을 인정해주고 인기와 명성이 있고 마누라도 많았습니다. 자식들도 아들만 70명이 있었네요. 첩도 있었습니다. 이스라엘은 '기드온 천국'이었습니다. 소심하기 짝이 없는 친구가 바알과 아세라 우상을 쳐부술 때 가졌던 여룹바알의 명성이 결국은 강한 용사의 노선을 걷게 된 것인데, 이게 변질되어버린 것입니다. '여호와와 기드온의 칼이다'에서 '여호와'는 빠져버리고, '기드온의 칼이다'만 남았습니다.
하나님께서 그토록 싫어하셨던 것이 무엇입니까? 미디안과의 전쟁을 앞두고 32,000명의 이스라엘 사람들을 300명으로 대폭 축소시키시는 전략을 왜 하나님이 구사하셨나요? 여호와 하나님은 배제된 '기드온의 칼'로 승리한 것을 극도로 싫어하셨기 때문에 450대 1의 불가능한 상황과 구도를 만드시고 300명으로 미디안을 무찌르게 하신 것입니다. 왜냐하면 하나님은 '질투하시는 하나님'이시기 때문입니다. 하나님은 하나님이시기 때문에 모든 영광을 그분이 받으셔야 합니다. 하나님보다 더 높고 고귀하고 존귀하며 대단하고 탁월한 그 누군가가 있다면 하나님은 그에게 그 영광을 줬을 것이지만, 이 땅에서는 하나님 보다 더 위의 그 어떤 존재는 존재하지 않습니다. 하나님이 하나님되실 때 인간은 그 하나님을 통해 자신의 포지션에 영광이 부여되는 것입니다.
"여호와와 기드온의 칼이다"
하나님이 기드온을 그렇게 높이 올려주신 것입니다. 하지만, 기드온은 이후에 '기드온의 칼'만이 내세웠기 때문에 결국 그는 '칼로 흥한 자는 칼로 망한다'는 동서고금의 격언이 그대로 실현되어진 사사기 8장의 이야기였습니다.
우리의 그 어떤 것도 '여호와의 칼'을 대신할 수 없습니다. 하나님을 하나님되게 하는 그 곳에 하나님의 임재가 있을 것입니다.
오늘은 사사기 8장에서 기드온이 40년 사사기간 동안 오히려 스스로 '칼'이 되어가면서 '기드온 왕조'를 세웠다는 내용과 그 결말이 비참했다는 내용을 살펴보면서 그리스도인의 무기는 세상의 어떤 칼이 아닌 바로 '여호와의 칼'임을 생각해 보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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