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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교/사사기.룻기

사사기 12장 8절-15절, 색깔 없는 지도자 ②, ③-엘론, 압돈

by Message.K 2023. 4.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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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사기 12장 8-15절에는 소사사, 입산, 엘론, 압돈 3인방이 등장하는데요. 이들은 사사치고는 너무나 '색깔 없는 지도자'였다고 할 수 있는데요. 앞서 살펴본 입산에 이어, 오늘은 엘론과 압돈에 대한 행적을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삿 12:8-삿 12:15]
(8)그의 뒤에는 베들레헴 입산이 이스라엘의 사사이었더라(9)그가 아들 삼십과 딸 삼십을 두었더니 딸들은 타국으로 시집 보내었고 아들들을 위하여는 타국에서 여자 삼십을 데려왔더라 그가 이스라엘 사사가 된지 칠년이라(10)입산이 죽으매 베들레헴에 장사되었더라(11)그의 뒤에는 스불론 사람 엘론이 이스라엘의 사사가 되어 십년 동안 이스라엘을 다스렸더라(12)스불론 사람 엘론이 죽으매 스불론 땅 아얄론에 장사되었더라(13)그의 뒤에는 비라돈 사람 힐렐의 아들 압돈이 이스라엘의 사사이었더라(14)그에게 아들 사십과 손자 삼십이 있어서 어린 나귀 칠십필을 탔었더라 압돈이 이스라엘의 사사가 된지 팔년이라(15)비라돈 사람 힐렐의 아들 압돈이 죽으매 에브라임 땅 아말렉 사람의 산지 비라돈에 장사되었더라

 

 

 

능력의 낭비

  입산의 뒤를 이어 이스라엘의 사사가 된 사람은 스불론 사람 엘론이었다. 그에 대한 배경 설명은 자세히 나와 있지 않다. 그러나 스불론 사람이라는 말 하나만 가지고 대충 그에게 짐작할 수 있는 것은 엘론도 상당히 부유한 사람이었을 것이라는 사실이다. 원래 스불론 사지파는 상업과 무역에 종사할 수 있는 재능과 환경을 부여받았다. 그들에게 할당된 기업은 서쪽으로 지중해, 동쪽으로 갈릴리 호수에 인접해 있어서 더 멀리 바다와 호수로 진출해 무역과 상업에 종사할 수 있었다. 실제로 그들은 어업과 해상 무역에 종사했고 연안의 해산물을 취했으며 조개에서 뽑은 염료를 사용한 염색업과 바다의 모래로 만드는 유리 산업 등으로 큰 돈을 벌었다고 한다. 이렇게 탁월한 비즈니스맨들로 가득 찬 스불론에서 리더로 세워진 사람이니 아마 엘론은 요즘으로 치면 탁월한 대기업 CEO정도는 되는 인물이었을 것이다.

상업으로 유명한 스불론에서 군계일학으로 솟은 사람이니 만약 경영학을 전공한 사람이 그의 10년 인생을 평가한다면 어쩌면 아주 높은 점수를 주었을지도 모르겠다. 10년이란 세월동안 엘론은 그의 걸출한 사업적 역량을 십분 이용, 크고 작은 일을 통해 백성들의 살림을 살찌우는데 기여했을 것이다.

 

 

 

 

전임자 입산은 정치적 감각이 탁월했다면, 엘론은 경제적 감각이 탁월한 리더였다. 그래서 자신에게 주어진 시간과 재능을 그쪽으로만 쏟아 부었고 그것으로써 사사의 책임을 다했다고 여겼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엘론에 대해서는 10년 동안 사사로서 이스라엘을 다스리다가 죽었다는 말 이외의 기록이 없다. 엘론을 보면 하나님이 리더십을 평가하는 기준은 우리가 리더십을 평가하는 기준과는 확연히 다름을 알 수 있다.

 

 

 

사사의 역할은 영적 지도자였다. 영적 지도자는 하나님의 뜻에 따라 자신의 삶을 드림으로써 백성들을 하나님의 사람으로 바로 세워야 했다. 정략결혼을 하거나 경제적 기반을 쌓기 전에 하나님께 기도하고 말씀을 붙잡음으로써 하나님의 보호하심을 이끌어 내야 했다. 백성들이 하나님만 바라보고 하나님만 의지하게 인도해야 했다. 그러나 입산과 엘론은 그러질 못했다. 사사로서 백성들을 보호하고 다스려야 한다는 것만 알았지, 오직 하나님의 힘으로 다스려야 함을 망각했던 까닭이다. 하나님의 일을 인간의 힘으로 하려 했다. 자신들이 가진 것이 너무 많았던 까닭이다. 원래 가진 것이 너무 많은 사람은 잘 기도하지 않는다. 엘론은 능력이 많은 사람이었기에 자신의 능력과 방식대로 하나님의 일을 하려 했다. 그러는 동안 그의 영적 리더십은 그냥 덤덤하게 흘러가버렸다. 엘론은 역시 전임자 입산처럼 하나님 보시기엔 별로 색깔이 없는 지도자였던 것이다. 나쁘지도 좋지도 않은, 그저 자기에게 주어진 시간만을 때운 사람이었다.

 

 

 

당신 삶의 우선순위는 어떠한가? 바쁘다고 훌륭한 것이 아니다. 하나님 보시기에 정말 중요한 일을 위해 바빠야 한다. 당신 나름대로 열심히 인생을 살았는데 훗날 예수님 앞에 섰을 때 예수님께서 “너 도대체 뭘 했니?”하면 황당하지 않겠는가? 속도보다 더 중요한 것은 방향이다. 당신의 하루하루는 과연 누구를 위하여, 무엇을 위하여 울리는 종인가?

 

 

 

 

 

편안함이 주는 위기

엘론 뒤에는 비라돈 사람 압돈이 사사로 통치했다. 이 압돈은 전임자였던 입산과 엘론의 조건을 합쳐 놓은 듯한 인물이었다. 그는 먼저 입산과 같이 자손의 축복을 받았다. 아들들이 무려 40여명에다가 손자들이 30명에 달했다. 그런데 이들이 모두 어린 나귀를 자가용으로 탔다고 했다. 말은 전쟁 때의 동물을 상징하지만 나귀는 평화와 안정, 번영을 뜻한다. 이들이 모두 나귀를 탔다는 것은 이 시기에 하나님의 복이 임하여 평안이 지속되었음을 보여준다.

 

 

그러나 하나님이 기뻐하실 만한 제대로 된 영적 리더십을 압돈 역시 보여주지 못했다. 8년이라는 기간 동안 사사로 이스라엘을 다스렸지만 하나님을 위해서는 뚜렷이 한 일이 없었다. 영적인 영향력 보다는 물질적 풍요와 인맥을 중시하는 압돈의 모습에서 외형적으로 평한했지만 영적으로 어두워져가고 있는 이스라엘의 암담한 현실을 본다. 영적 지도자가 이렇게 현실에 안주하거나 현재의 평안을 유지하는 데에 자신의 온 관심을 두게 되면 그 백성의 영혼은 타락하게 된다. 따뜻한 물이 좋아 자신이 서서히 죽어가고 있는 것을 모르는 개구리 신세가 되고 마는 것이다.

 

 

 

 

C. S. 루이스가 쓴 ‘스크루테이프의 편지’에 보면 교회를 병들게 하는 사탄의 가장 무서운 계략 중 하나가 크리스천들의 삶을 계속 풍요롭게 만들어 주는 것이라 한다. 돈도, 명예도, 건강도, 인기도, 즐길 취미생활도 충분히 주어지면 영적 방어막이 자연스럽게 수그러든다는 것이다. 바로 이 현상이 입산, 엘론에서 시작하여 압돈의 때에 절정에 달한다. 괜찮은 것들에 취해 있다 보면 최고의 것을 잃어버린다. 적당히 살다 보면 최상의 인생을 살지 못한다. 눈에 보이는 환경이 너무 좋으면 눈에 보이지 않는 영원을 추구하는 열정을 상실한다. 영적인 간절함, 영적인 위기의식을 상실한 지도자는 현실에 안주하여 더 이상 도전하지도 노력하지도 않는다. 이것이 바로 장기간의 거짓된 평화가 주는 함정이다. 탁월한 지도자 입다가 이룩해 놓은 안정과 풍요가 장기적으로 보면 오히려 이 세 사사들을 안일주의에 빠지게 했던 것이다. 그러므로 어느 정도의 위기와 어려움은 계속 있는 것이 오히려 영적 리더를 깨어 있게 하고 건강하게 한다.

 

 

 편한 자리에 너무 안주하지 않도록 하라. 가장자리로 가라. 새로운 땅으로 가라. 정신을 바짝 차리고 깨어 기도하라. 말씀의 검을 날카롭게 갈아라. 하나님의 명령에 지체 없이 반응하라. 적극적으로 순종하고 용기 있게 전진하라. 하나님은 누구에게나 그가 가야할 새로운 개척지를 주신다. 깨어 있는 지도자만이 그 약속의 땅을 과감히 개척할 수 있다.

 세 명의 사사들은 다 전임자 입다보다 오랜 세월을 사사로 일했다. 입다가 사사로 있었던 것은 6년 밖에 안 되는데 입산은 7년, 엘론은 10년, 압돈은 8년이나 됐다. 셋을 합치면 도합 25년이나 되는 긴 시간인데, 성경은 6년 밖에 안 섬겼던 입다의 리더십 이야기를 훨씬 더 비중 있게 다루고 있다. 리더의 삶은 양이 아니라 질이다. 하나님은 우리의 인생을 길이가 아닌 무게로 재어 보신다. 오래 사는 것 보다 밀도 있게 살아야 한다.

 

 

 

 

사랑하는 교회 성도 여러분, 친애하는 한국 교회의 믿음의 용사 여러분, 색깔 없는 지도자, 입산, 엘론, 압돈에 대해서 지난주에 걸쳐 같이 살펴보았다.

 입산이 가졌던 자식 60명을 결혼시킬만한 풍성함이, 엘론이 가졌던 물질과 재물에 대한 탁월한 경제적 감각이, 압돈이 가졌던 물질적 풍요와 인맥이 그들을 타락시켰음을 기억하라!

 우리 모두 하나님의 분명한 색깔, 믿음의 색채를 가지고서 색깔 없는 세 지도자의 전철을 밟지 아니하고 우리가 사는 동안 영적인 영향력을 끊임없이 끼치면서 살아가는 하나님의 온전한 그리스도인이 되시기를 주의 이름으로 소망한다.1)


1)한 홍, 시간의 마스터(서울: 비전과 리더십, 2005), 233-239. 참고.

 

 

구약성경 사사기 12장 8-15절의 본문을 바탕으로 '색깔 없는 지도자-엘론, 압돈'에 대한 설교를 포스팅해 보았는데요. 영적 지도자, 소사사였지만 엘론은 능력이 너무 많았고, 압돈은 너무 편안해서 정말 영적 색채가 흐릿해진 인물들이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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