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나라의 역사의 재구축을 위해서는 정확한 연대기의 설정이 필수적이다. 정확한 연대기가 설정되지 않으면 그 나라의 사건들을 이웃 나라의 것과 일치되는 역사를 엮어 나갈 수 없다. 연대기를 완성하는 데에는 왕들의 통치기간에 연도가 부가되어야 한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성경 자료에는 확실한 연도가 나오지 않기 때문에 히브리 연대기와 역사에 정확한 연도를 붙이는 것은 우리의 과제로 주어진다. 이 과제를 수행함에 있어 우리에게 희망적인 것은 잘 확립된 연대기를 가진 이웃 나라와 히브리 국가 사이에 접촉이 있었다는 것이다. 특히 주전 9세기부터 시작되는 앗수르의 연대기는 믿을 수 있는 것이다. 앗수르의 연대기를 위해 먼저 앗수르의 역법의 특성을 알아야 한다. 앗수르는 월을 위해서는 달을, 연을 위해서는 태양을 이용했다. 앗수르의 연은 태양력으로 맞추어 나갔다. 앗수르의 역법은 바벨론에서 계속 사용되었으며, 히브리인들에게도 사용되었다. 따라서 앗수르의 연대기가 어떤 연수를 말할 때에 이 연수는 태양력을 따른 것이며, 이들 연대기에 천체의 현상에 대한 기록들이 있으며, 이것을 근거로 그들의 연도를 계산해 낼 수 있다.
연대기와 관련하여 역사가들에게 있어 당시 일어난 사건에 정확한 연도를 붙일 수 있는 어떤 공식을 설정하는 것이 중요한 일이다. 셀루키드와 크리스챤 시대, 그리스의 올림픽 시대, 그리고 로마시대에서는 사건들에 연도를 붙이는 습관이 있었기 때문에 역사를 정확히 재구축하기가 용이했다. 앗수르 사람들은 이러한 방법을 사용하지 않았다. 하지만 앗수르에는 에포님 연도를 가지고 있었다. 앗수르 역사 초기의 어는 순간부터 왕국의 멸망 때까지 그들은 해마다 에포님 혹은 림무라는 관직에 있는 사람의 이름을 그 해의 명칭으로 사용했다. 앗수르의 역사적 사건들은 이들 림무의 이름이 주어진 연도와 함께 기록되거나, 혹은 왕의 통치 몇 년이라는 연도 아래에 기록되기도 하고 때로는 그 왕의 이름이 림무의 이름으로 쓰여지기도 했다. 만약 에포님의 목록이 작성된다면, 그것은 앗수르의 역사의 목록자체가 된다. 오스틴 레이야드와 헨리 로우링슨 백작에 의해 발굴된 니느웨의 설형문자 토판에서는 네 개의 앗수르 에포님 목록이 담겨져 있으며, 이들에게 Ⅰ,Ⅱ,Ⅲ,Ⅳ라는 이름이 붙여졌다. Ⅰ은 주전 911-659년까지, Ⅱ는 주전 893-692, Ⅲ은 주전 792-649년, Ⅳ는 주전 753-701년의 기간을 점유하고 있다. 목록들이 부분적으로 파손되어 있기는 하나 다행히 다른 곳에서 발견된 목록들이 보충해 주어서 빠짐없이 완전한 목록을 만들 수 있다. 이 림무 목록에게 특별한 관심을 가지게 된 것은 어떤 토판에는 에포님들의 직위, 직명 뿐만 아니라 그 해에 있었던 여러 가지 중요한 사건들도 담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불-사갈레라는 에포님 해의 시마누달에 일식이 있었다는 기록이 있다. 천문학자들의 계산에 의하면 이 날짜는 주전 763년의 6월 15일로 판명된다. 에포님 불-사갈레의 해를 주전 763년으로 고정시켜놓고 나면 다른 에포님들의 연도도 차례로 붙이는 것이 가능해진다. 앗수르의 림무의 기록에 의해 완전한 연도를 설정할 수 있는 기간은 주전 891-648년이고 이 기간 동안의 앗수르의 역사에는 믿을만한 연도가 주어진다.
주전 8세기 이후의 중요한 에포님 목록과 왕의 목록들이 있는데 이것만으론 정확한 성경 연대기를 확립하는데는 어려움들이 있지만 톨레미의 연대기가 이 자료를 보충해줄 수 있는 증명자료로 사용이 된다. 톨레미의 유명한 연대기는 주전 747년 바벨론왕 나보낫살의 통치부터 시작하고 있으며 신바벨론 왕국의 마지막 왕인 나보니두스까지 왕들의 통치기간을 계속 기록하고 있다. 그 다음으로 페르샤 왕들인데 고레스로부터 알렉산더에게 멸망당한 다리우스 3세까지, 이후로 필립과 알렉산더에서 로마의 정치가로 넘어가는데 아우구스투스부터 안토니누스파이어스까지를 담고 있다. 이 연대는 각 왕들의 통치기간을 알려줄 뿐만 아니라, 전체를 두 시대로 구분하여 매 왕마다 각 시대의 시작에서부터 그 때까지의 누적된 합산을 주고 있다. 첫 시대는 나보낫살 주전 747년 2월 27일로 시작해서 숫자가 계속 합산되어져 간다. 현대 역사가들에게 있어 이 연대기가 중요한 이유는 다양한 천체에 관한 기록들이 포함되어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천체에 관한 기록들은 정확한 연대 추적을 가능하게 하기 때문이다.
톨레미 연대기는 확실하게 신뢰할 수 있는 자료들을 제공하고 있다. 이 연대기는 주전 747년에서부터 시작한다. 다른 앗수르의 에포님 목록은 주전 648년까지 포함하고 있는데 이 두 자료들은 약 100년의 기간을 중복하고 있기 때문에 서로를 검색할 수 있는 자료가 되어진다. 톨레미 연대기는 앗수르와 사르곤이 바벨론 왕이 되는 때를 주전 709년으로 주고 있다. 앗수르왕의 목록들 중 K5280과 K2688 두 서판들이 이 때에 해당되는 자료를 담고 있다. 이때는 ‘만누-키-아술-리’라는 에포님 해이며, 사르곤이 앗수르왕으로서 13년째, 그가 바벨론 왕으로서 원년이다. 따라서 우리는 사르곤왕 제 13년을 주전 709년으로 확증할 수 있다. 이것으로 에포님 목록의 연도를 추적해 볼 수 있다. 앞에서 불-사갈레 라는 에포님 해의 시마누월에 일식이 있었고 주전 763년으로 계산하였는데 이 763년은 에포님 목록에 의한 천문학적인 증거로 확증될 뿐만 아니라 톨레미 목록에 근거한 계산으로도 정확하게 일치됨을 알 수 있다. 우리는 불-사갈레의 해의 연도가 763년이라는 것을 확정지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에포님 목록의 연도를 앞과 뒤로 환산해 나가는 것이 이제 가능해진다. 이 외에도 앗수르 에포님 목록과 톨레미 연감을 상호 비교하는 많은 근거들이 있다.
이스라엘과 앗수르 사이에 - 살만에셀 3세와 아합, 그리고 예후 - 접촉이 있었던 것을 알 수 있는데, 그것이 바로 콰카전쟁이다. 앗수르 실록에는 살만에셀 3세가 그의 통치 제 6년인 다이안-아술이라는 에포님 해에 아합이 참여한 서방 동맹들과 콰카에서 싸웠다고 기록되어져 있다. 우리는 아합이 살만에셀과 접촉이 있었던 이 사건을 근거로 이스라엘 연대기의 절대적인 한 연도를 설정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할 수 있게 되는데, 어떤 학자들은 854년으로 어떤 학자들은 853년으로 주장하고 있다. 이렇게 콰카전쟁의 연도에 대해 두 가지 견해로 나누어지는 이유는 서판들의 기록들의 차이에서 기인되어지는 것이다. 어떤 서판에는 한 에포님, 바라투가 더 가산되어 있기 때문이다. 바라투라는 이름으로 인해 주전 786년 이상의 기간에 일년이라는 차이가 발생하게 된다. 그런데 이 일년이라는 기간은 긴 연대기와 짧은 연대기의 비교를 통해 바라투라는 에포님은 나부-살-우술이 같은 해의 에포님이라는 것을 확정지을 수 있다. 이로써 우리는 콰카 전쟁이 있었던 다이안-아술 에포님의 해는 853년이라는 것을 확정지을 수 있다. 853년에서부터 841년 사이의 12년 간은 히브리역사와 앗수르의 역사가 정확하게 일치하고 있다. 여기에서 아합을 이은 아하시야의 공식적인 통치기간은 2년, 실년수는 1년임을 알 수 있다. 그 다음 요람의 공식적인 통치기간은 12년, 실년수는 11년이 된다. 따라서 아합에서부터 예후가 왕이 될 때까지 실년수는 12년, 콰카전쟁에서부터 예후가 살만에셀에게 공물을 바친 사이의 기간과 같다. 결론적으로 아합 통치 마지막 해는 853년이며, 예후의 즉위연도는 841년이다. 또 앗수르의 기록을 통해 이스라엘의 왕의 통치기간을 계산할 때에 무즉위년 방식을 사용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유다와 앗수르 사이에 확실하게 연도가 일치하게 되는 때가 있는데 바로 주전 701년이다. 앗수르 기록에 산헤립이 “힛타이트 땅을 향하여 3번째 진출했다”고 말하며, “유대인 히스기야를 그의 왕도인 예루살렘에 새장과 같이 가두었다”고 기록한다. 이 사건은 히스기야 14년에 일어났으며(왕하 18:13), 앗수르 연대기에 의하면 이 해는 주전 701년이다.
이로써 우리는 701년과 841년이라는 확실한 두 개의 연도를 가질 수 있다. 841년은 이스라엘에서 예후가 즉위하였고, 이스라엘에서는 아달랴가 통치를 시작했다. 그리고 이 두 가지 확실한 절대연도를 통해 히브리의 정확한 연대를 계산해 나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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