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TBC 드라마<나의 해방일지>를 흥미롭게 본 1인입니다. 거기서 남주인공 손석구와 여주인공 김지원이 대화를 나누는데, 특별히 염미정(김지원 분)이 어릴 적 교회 다닐 때의 기도에 대한, 기도제목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부분을 한번 생각해 보고자 합니다.
우리들의 잘못된 기도제목
염미정이 어릴적 교횔 다녔는데, 친구들의 기도제목을 듣고 다소 의아했다고 합니다. 친구들은 돈, 성적, 건강, 친구 뭐 일상 생활 속에 흔히 우리가 근심하고 걱정하는 문제들을 기도제목으로 기도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왜 기도제목이 그렇지? 라는 생각을 했다고 합니다.
"신神 인데?"
염미정의 바른 기도제목
절대자, 조물주인 신에게 기도하는 것이 고작 그런 일상의 신변잡화적인 기도제목을 가지고 기도하는 것에 의구심을 가졌다는 것이죠. 물론 드라마중에서 염미정이 그리스도인이라는 이야긴 없습니다. 그러면서 염미정이 자신이 기도한다면 기도제목을 이렇게 정하겠다고 하는데요.
"나는 뭐예요?"
"나는 여기 왜 있어요?"
이 대사를 보면서 굉장히 도전을 받았습니다. 맞습니다. 우리가 일평생 기도해야 할 기도제목은 기복신앙에서 연유된 뭐 해달라, 뭐 해달라 식의 도깨비 방망이를 두들기며 주문을 외우는 소원성취식의 기도가 아니라 100년 남짓되는 인생에서 하나님 앞에서 나는 뭣이며(누구이며), 나는 왜 여기에(이 나라, 이 지역, 이런 상황과 환경, 이런 희노애락의 정황 가운데) 있는지 질문하고 그 분의 뜻과 댓구를 듣는 기도를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물론 이게 쉽지 않지만, 예수님께서도 분명히 우리의 기도는 이방인식의 기도와는 달라야 한다고 말씀하셨습니다(마태복음 6:31-32). 그리고서, 우리가 어떻게 기도해야 하는 지에 대해선 '먼저 그의 나라와 그의 의를 구하라'(마 6:33)고 하셨습니다. 물론 이 기도제목, 테제thesis는 쉽지 않습니다. 해석의 여지도 많고요. 먼저 하나님의 나라와 하나님의 의를 구하라고 하셨습니다. 우리의 기도제목은 하나님이 원하시는 것을 먼저 하라, 우리의 기도제목의 우선순위는 땅에서 부터 오는 인간의 니즈needs가 아니라 하늘에서부터 오는 하나님의 니즈에 우선순위priority를 둬야 한다는 것입니다. 왜 그렇게 해야 하는가?
"나는 뭐예요?"(나의 정체성)
"나는 여기 왜 있어요?"(나의 소명/사명)
이 두 가지 모두가 마 6:33안에 내재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마 6:34 내일을 위해 날마나 염려하는 이방인들, 한 날의 괴로움에 의해 찌들어 사는 이방인들과는 다른 삶을 살기를 원하시는 하나님이시기 때문입니다. 하나님이 그럼 이방인들과 우리의 필요를 모르시는가? 아니죠. 마 6:32에 '너희 하늘 아버지께서 이 모든 것이 너희에게 있어야 할 줄을 아신다'고 하셨기 때문입니다. 그분이 왜 모르시겠습니까? 우리의 기도를 보면 우리가 누구인지, 우리가 믿는 분이 누구인지를 드러내 줍니다.
우리의 기도, 여러분의 기도는 어떠한가요? 하나님을 드러내줍니까? 아니면 인간의 욕심과 소원과 만사형통 만을 기원하고 있지는 않습니까?
마태복음 6:31-34
31그러므로 염려하여 이르기를 무엇을 먹을까 무엇을 마실까 무엇을 입을까 하지 말라
32이는 다 이방인들이 구하는 것이라 너희 하늘 아버지께서 이 모든 것이 너희에게 있어야 할 줄을 아시느니라
33그런즉 너희는 먼저 그의 나라와 그의 의를 구하라 그리하면 이 모든 것을 너희에게 더하시리라
34그러므로 내일 일을 위하여 염려하지 말라 내일 일은 내일이 염려할 것이요 한 날의 괴로움은 그 날로 족하니라
염미정의 잘못된 사고방식과 세계관
<우리들의 해방일지>에 주인공인 삼남매, 염기정, 염창희, 염미정 중에 염미정은 막내입니다. 말도 없고 조용하고 차분하죠. 남자친구의 사업자금을 대출을 1,500만원을 받았지만, 제대로 받지도 못하고 드라마를 끝났지만, 아직도 빚고 받고 있는 중인지 모르겠네요. 남자친구는 돈도 안 갚고 전 여친이 오라는 말에 외국으로 날아가버립니다. 그 남친에게 그게 최선이었을 수도 있습니다. 왜냐하면 빚 독촉과 협박에 시달려 한국에 있으면 죽었을 수도 있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돈을 빌려준 여친, 염미정의 입장에선 속이 속이 아니거든요. 누구한테 말도 제대로 못하고, 집으로 대출금 연체독촉장이나 안내통지문이 날라올까봐 주소까지 구씨(손석구 분) 주소지로 옮겨놓았던 염미정이었습니다. 그런 인생의 절망과 답답함을 경험한 염미정이 또 다른 인생의 절망의 밑바닥 가운데 매일 소주를 마시면서 알코올 중독자로 살아가는 구씨에게 마음을 여는데요. 구씨에게 염미정이 내뱉는 대사입니다.
"죽어서 가는 천국 따윈 필요없어!"
"살아서 천국을 볼거야!"
인간의 드라마나 영화 속에서 이 대사는 너무나 인간적이기에 고무적입니다. 하지만, 기독교적인 입장에서 볼 때 이것은 너무나 현세적입니다. 우리는 그리스도의 고난과 십자가 죽음, 그리고 부활을 믿는 사람들입니다. 그래서 이 현세에 모든 천국을 경험할 수만은 없습니다. 현세는 한계가 있다는 것을 알기에 내세에 부활의 영광을 기대하는 것입니다. 예수 그리스도가 그렇게 사셨거든요. 예수님께서 33년의 생애의 마지막을 십자가 고난과 부활로 마무리하셨습니다. 그의 성육신의 생애 자체가 고난이셨습니다. 그리고 그 고난의 정점은 십자가였습니다. 그리스도가 한평생 잘 먹고 잘 살았다면 그리스도의 사람들은 그리스도인들도 그렇게 살면 됩니다. 그런데, 우리의 대장이자 교주(?)이시기도 한 예수님은 그렇게 사시지 않았습니다. '현재의 고난은 장차 나타날 영광과 족히 비교할 수 없다'는 사도바울의 고백처럼 그렇게 사신 분이 예수님이십니다.
그래서 우리는
"죽어서 가는 천국을 바라보며 살기에 현세에선 지옥을 볼 수도 있는 사람"
이 그리스도인들입니다. 드라마는 드라마입니다. 매스컴에서 메시지를 주입하는데 거기에 현혹되면 안 됩니다. 우리는 그리스도인입니다. 현세에 천국을 맛보면 얼마나 좋을까요? 로또 복권도 한번씩 당첨되고, 집안의 저주같은 빚덩이들도 한꺼번에 사라지고, 부모님의 불치병도 눈 녹듯이 낫고 무병장수하며, 친구들과의 얽히고 설킨 관계도, 직장에서 늘 갑질하는 상사가 단번에 달나라로 이직하거나 승진도 단박에 되고 연봉도 늘 우상향하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남들 다 주식시장에서 꼴아박고 있는데 예수 믿는다고 십자가의 보혈이 붉으니깐 나의 계좌도 늘 빨간색이라 늘 몇십 프로, 몇백 프로 우상향하면 얼마나 좋을까요? 현세, 현생에서 잘 되고 잘 먹고 잘 살고 잘 타고 잘 즐기는 구도이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그리스도인이라고 무조건 비극과 불행과 고통을 친구로 살아라는 말이 아니라 그리스도인이기 때문에 현세에세 지옥을 맛 보는 것이 하나님의 계획 속에 있다면 환대해야 하는 것이죠. 자신에게 들이닥친 고통과 고난의 불청객을 환대했던 욥을 우리는 기억합니다.
욥기 1:21 이르되 내가 모태에서 알몸으로 나왔사온즉 또한 알몸이 그리로 돌아가올지라 주신 이도 여호와시요 거두신 이도 여호와시오니 여호와의 이름이 찬송을 받으실지니이다 하고 |
환대할 수 없는 상황이지만 그리스도 때문에 환대할 수 있는 사람이 그리스도인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우리에게는 기도라는 도구가 있는 듯 합니다. 너무 잘 살고, 너무 잘 나가고, 너무 탁월하면 기도할까요? 계속 꼴아박고 밑바닥으로, 나락으로 떨어지니깐 기도하는 것이 아닐까요? 우리가 기도할 때 우리의 기도제목은 상황타계나 위기모면이나 무병장수가 아니라
'나는 뭐예요?'
'내가 왜 여기 있어요?"
그런 기도를 할 수 있어야 겠습니다. 일평생 우리의 기도제목입니다.
내 안에 사는 이
"내 안에 사는 이 예수 그리스도니
나의 죽음도 유익함이라
나의 왕 내 노래 내 생명 또 내 기쁨 나의 힘 나의 검 내 평화 나의 주
내 안에 사는 이 예수 그리스도니
나의 죽음도 유익함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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