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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왕기의 연대기-문제점, 현대의 대안들, 딜레의 견해

by Message.K 2024. 1.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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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 특히 구약성경에 나타난 수많은 왕들의 연대기가 서로 일치하지 않거나 상충되는 대목이 간혹 보인다. 이에 대해 이의를 제기하거나 문제를 제기하는 동시에 과연 성경의 권위를 인정하는 입장에서 과연 어떻게 해결할 수 있는지, 대안은 어떻게 마련할 수 있는 알아보자.

 

 

열왕기의 연대기-문제점, 현대의 대안들, 딜레의 견해 썸네일
열왕기의 연대기-문제점, 현대의 대안들, 딜레의 견해

 

 

 

 

1. 문제점

 

1.1 문제점의 성격

   열왕기에서만큼 연대기가 중요한 성경의 책은 없다. 열왕기는 매우 세심한 연대기적 프레임워크를 중심으로 구성되어 있다. 열왕기의 연대 데이터는 외적인 문제와 내적인 문제들을 모두 안고 있다. 그 종류는 다음과 같다.

 

(1) 특정 사실에 대해 서로 상충되는 연대가 제시되는 경우가 있다.

 

  연대 1 연대 2
유다 왕
아하시야의 즉위
이스라엘 요람 11년(왕하 9:29) 이스라엘 요람 12년(왕하 8:25)
아합의 아들
요람의 즉위
유다 여호사밧 제 18년(왕하 3:1) 여호사밧의 아들
여호람 제 2년(왕하 1:17)

  

  열왕기하 1:17에 따르면 여호람은 동명이인인 유다 왕 여호람 2년에 이스라엘 왕이 되었다. 그러나 열왕기하 3:1에 따르면 여호사밧 제18년에 왕이 되었다고 한다. 더욱이 열왕기하 8:16에 의하면 유다의 여호람이 이스라엘의 여호람 다음에 왕위에 올랐다고 되어 있어 열왕기하 1:17과 순서가 완전히 바뀌어 있다.

 

(2) 두 번째로 왕의 통치에 대한 연대 데이터가 다른 왕국의 연대들에 의해 산출된 연대 대조표와 일치하지 않는다. 예를 들어 열왕기상 16:23에 의하면 오므리는 유다 왕 아사의 31년에 이스라엘 왕위에 올라 12년을 통치하였다. 그러나 28-29절에 따르면 오므리의 아들 아합은 그가 죽은 후 아사왕 제38년에 왕위에 오른 것으로 되어 있다. 그렇다면 오므리는 겨우 7년(12년이 아니라)을 왕위에 오른 셈이다.

 

 (3) 세 번째로 특정한 동일시기 안에 들어 있는 숫자의 합이 일치하지 않는다. 예를 들어 이스라엘의 여로보암 1세와 유다의 르호보암은 왕국이 분열할 때 동일 시기에 왕이 되었다. 오랜 후에 이스라엘의 예후와 유다의 아달랴는 동일한 해에 왕위에 올랐다. 그러나 각 왕국에 이 시기에 나타나는 연대를 합치면, 이스라엘은 98년인 반면에, 유다는 단지 95년에 불과하다.

 

 (4) 네 번째로, 성경 이외의 자료에 알려진 연대로 비추어 볼 때 생기는 문제가 있다. 산헤립이 유다를 침공한 해는 주전 701년으로 히스기야 14년이다. 그렇다면 히스기야는 주전 715년에 왕이 된 것이 분명하다. 그러나 열왕기하 18:1에 따르면 히스기야는 이스라엘 왕 호세아 제3년, 주전 729년에 유다 왕이 되었다. 호세아는 사마리아의 멸망과 함께 723/22년에 폐위되었다. 결국 외부 데이터와 내부 데이터 사이에는 14년의 차이가 난다.

 

1.2 초기 자료의 문제

   초기의 자료들도 문제점이 드러난다. 위에 언급한 문제들은 히브리 마소라 사본에서 기인하는 것이다. 초기의 헬라어 역본들-특히 바티칸 사본과 루시아닉 계열의 사본들(Lucianic recensions)-은 다른 연대기적 틀을 사용하고 있다. 특별히 헬라어 역본은 마소라 사본 전통과는 다른 대안 본문을 반영하고 있기에 마소라 본문의 연대기적인 문제를 해결해 보려는 시도에서 나온 것이라기보다는 다른 대안적인 연대기 틀이 아닌가 생각한다. 한편 요세푸스도 다른 연대기 틀을 이용하고 있다. 이를 볼 때 초기와 후기의 랍비 자료들도 성경 자료의 연대기적 문제점을 인식하고 있었으며, 제롬과 같은 초기 기독교 학자들도 문제점을 지적하고 있음은 어쩌면 너무나 당연한 것이다.

 

 

 

2. 현대의 대안들

 수많은 현대의 학자들도 이 문제와 씨름을 하였다. 현대의 학자들은 성경의 데이터와 연결시킬 수 있는 몇 개의 확정된 연대로 시작한다. 절대적인 고정연대는 많은 고대 문서들로부터 나온다. 이 중 가장 중요한 것은 앗수르와 바벨론의 왕의 목록들과 연대기들이다.

 

대표적인 학자인 딜레(Edwin Thiele)는 주전 853년의 카르카르 전투(아합의 죽음의 연대가 바로 여기며, 예후의 등극을 주전 841년으로 봄)와 주전 701년의 산헤립의 유다 침공에 많이 의존한다. 그는 이를 근거로 나머지 성경의 데이터를 설명한다. 헤임 타드모르(Hayim Tadmor)는 앗수르와 바벨론 문서들로부터 성경의 데이터와 연결시킬 수 있는 모두 20개의 고정 연대를 사용한다. 한편 반즈(William Barnes)는 페니키아와 애굽의 연대를 가지고 분석한다.

  

   문제를 해결하려는 모든 시도는 현재 히브리 본문이 한두 군데 이상에서 잘못되었다고 주장하지 않을 수 없다. 어떤 학자는 마소라 사본보다 헬라어 역본을 더 중요시 여기며, 어떤 이는 마소라 전승을 선호한다. 심지어는 후자들의 경우라 하더라도 현재 히브리 본문에 실수가 있다고 주장한다. 히브리 본문의 신빙성을 인정하는 보수적인 딜레(Thiele)도 열왕기의 최종 편집자가 열왕기하 17-18장의 몇몇 연대에서 잘못을 범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3. 딜레의 견해

딜레의 노력은 매우 포괄적이며, 성경의 거의 모든 연대를 잘 설명하고 있다. 더욱이 성경의 연대기 데이터의 내적인 일관성을 잘 입증하고 있다. 그의 이론의 가장 큰 단점은 너무 복잡하다는 것이다. 이로 인해 회의적인 시각으로 보는 사람도 있으나, 그의 연대기는 어느 시도보다 많은 인정을 받고 있다. 따라서 그의 연대 이론은 가장 선호할만한 것이며 현재까지는 최선의 해결책이라 보고 있다. 따라서 딜레의 주장을 따라 열왕기의 연대기 문제에 접근해 보자.

 

  딜레는 열왕기의 연대기 수수께끼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문제들에 대해 답을 해야 한다고 본다.

 

  • 1) 왕의 통치 연한을 계산할 때 어느 해부터 시작했는가? 실제 즉위한 해부터 계산을 했는가? 아니면 그 다음 해부터 시작했는가? 혹은 다른 어떤 특정한 시기부터 계산이 되었는가?
  • 2) 한 해의 시작은 언제부터인가?
  • 3) 한 나라의 서기관이 다른 나라의 연대를 계산할 때 어떤 방법으로 했는가? 자기 나라의 방법으로 했는가? 아니면 상대방의 방법으로 따랐는가?
  • 4) 그 나라에 섭정 제조(cogegencies)가 있었는가? 혹은 경쟁적인 두 사람이 동시에 왕으로 존재한 경우(over-lapping reigns)는 없었는가?
  • 5) 한 나라에서 계속 한 가지 방법만 사용했는가, 아니면 중간에 다른 방법들로 바꾸었는가?

 

이런 질문을 던져 놓고 딜레는 한 가지씩 답을 해나간다. 딜레의 대답은 성경에 항상 분명히 드러나는 것은 아닌 몇 가지 원리들에 기초해 있다.

 

3.1 즉위년-무즉위년

고대 근동 아시아에서는 통치 연수를 계산하는 데 두 가지 방식, 즉 즉위년 방식과 무즉위년 방식이 있었다. “즉위년 방식”(accession-year system)은 한 왕이 왕위에 올랐던 그 해를 왕의 “즉위년”으로 부르고, 새해의 첫 달 첫 날에 가서야 그의 통치 첫해로 계산한다. 따라서 이런 계산법을 “후계산법”(postdating)이라고 부르는데, 앗수르, 바벨론, 페르시아에서 사용한 방식이다. 이렇게 되면, “즉위년, 첫해, 둘째 해, 셋째 해”순서로 계산이 된다.

 

  한편 “무즉위년 방식”(nonacession-year system)은 왕이 등극한 해를 통치 첫해로 보는 계산법이다. 이런 계산법을 “선계산법”(antedating)이라 부르는데, 이집트에서 사용한 방식이다. 결국 “첫 해, 둘째 해, 셋째 해, 넷째 해”순서로 계산이 된다. 왕의 통치 연대를 무즉위년 방식으로 계산하면 즉위년 방식보다 한 해가 더 많게 나타난다.

 

  딜레는 유다는 즉위년 방식을, 이스라엘은 무즉위년 방식을 기본적으로 사용했다고 본다. 그런데 유다의 즉위년 방식이 북방 이스라엘의 영향을 많이 받게 되는 여호람부터 무즉위년 방식으로 바뀌었다가 아마샤부터는 북방 이스라엘마저 다시 즉위년 방식으로 바뀌었다고 주장한다.

 

  한편 이스라엘과 유다는 각자의 방식으로 다른 왕국의 해를 계산하였다. 예를 들어 유다는 이스라엘을 유다의 방식으로 계산하였다. 또한 한해의 시작점과 연관해서 이스라엘에서는 니산(4월과 유사)으로부터 새해를 시작하는 반면에 유다에서는 티스리(10월)로부터 새해를 시작한다고 딜레는 주장한다.

 

3.2 섭정과 중복 통치

이스라엘과 유다는 섭정 시스템을 이용하였다. 따라서 겹치는 해가 두 번 계산되었음을 유념해야 한다는 것이다. 왕위가 중복되는 경우는 이스라엘이 세 번, 유다가 일곱 번 있었다고 딜레는 주장한다. 이스라엘의 경우는 오므리와 디브니, 여호아하스와 여로보암 2세, 므나헴과 베가 이고, 유다의 경우는 아사와 여호사밧, 여호사밧과 여호람, 아마샤와 웃시야(아사랴), 웃시야와 요담, 요담과 아하스, 히스기야와 므낫세 이다.

 

  딜레는 이런 몇 가지 원리들과 이집트와 메소포타미아의 자료에 근거한 절대적 연대들에 근거하여 마소라 본문에 나타난 연대기적 문제를 비교적 일관성을 가지고 해결을 하였다. 그런 점에서는 지금까지 나온 어떤 해결책 보다 우수한 것이 사실이다.

 

3.3 미해결 과제

역사가들과 본문 비평가들은 열왕기의 연대기로부터 의미를 찾아내려고 애를 썼다. 그러나 여러 점에서도 아직도 의미가 통하지 않는 부분이 많은 것이 사실이다. 이런 불일치에 대해 억지로 설명을 하거나 조화시킴으로써 문제점을 해결하려고 하기보다는, 앞서 우리가 살펴 본 연대기 구조가 가지는 문예적-정경적 기능에 더 많은 신경을 쓰는 것이 좋겠다.

 

이 페이퍼는 신학대학원 시절에 과제로 제출한 내용임을 밝힌다.

 

Reference...

-김 지찬, 『요단강에서 바벨론 물가까지: 구약 역사서의 문예적-신학적 서론』,(서울: 생명의 말씀사, 2002), 453-459.

 

 

 

성경상에 등장하는 수많은 열왕기의 연대기 문제에 대해 다루면서 이 문제점에 대한 현대의 대안들, 그리고 딜레의 견해도 같이 살펴보았다. 중요한 것은 이런 불일치에 너무 큰 포커스를 두다보면 또 문제가 발생할 수 있기에 연대기 구조가 가진 문예적-정경적 기능에 더 관심을 두는게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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