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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교/민수기

민수기 35:22-34, 도피성 제도, 은혜를 오용하지 마라

by Message.K 2023. 11. 7.

민수기 35:9-34절의 말씀은 도피성 제도에 관한 설교입니다. 도피성에 대한 제도는 실수로 일어난 살인에 대한 성경의 속전제도가 어떤 식으로 나타나는 지를 볼 수 있는 대목입니다. 어떤 경우에서 이런 도피성 제도가 적용되는지, 그 유효기간은 어떠한지 알아봅니다.

 

민수기 35:22-34, 도피성 제도, 은혜를 오용하지 마라
민수기 35:22-34, 도피성 제도, 은혜를 오용하지 마라

 

 

 

오늘 볼 본문은

  • ⚫22-25절: 실수로 일어난 살인에 관한 법률,
  • ⚫26-28절: 도피성 제도의 규정을 어긴 자에게 일어난 살인에 관한 법률,
  • ⚫29-30절: 일종의 부록으로 첨부된 규정은 공정한 재판에 관한 단서조항입니다.
  • ⚫31-34절: 고의적으로 살인죄를 지은 자에게는 속전 제도를 시행해서는 안 된다 는 것도 덩달아 밝히고 있습니다.

 

도피성 제도의 혜택을 보는 사람들은 우연히 살인죄를 저지른 사람들입니다. 고의적으로 살인한 사람에겐 도피성은 아무 상관이 없습니다. 도피성의 혜택을 볼 수 있는 판단의 기준은 그‘살인이 우발적이었냐? 아니면 고의적이었냐?’하는 것입니다. 22-23절에 보면, 사람을 죽였는데, 의도적이지 않다고 판정될 때,

 

  • 첫째, 원한이 없는 경우(22a),
  • 둘째, 몰래 숨어 기다리지 않는 경우(22b),
  • 셋째, 보지 못한 경우입니다(23a).

 

이처럼 우연한 사고로 살인한 경우는 도피성으로 피신할 수 있습니다(22-28절). 도피성으로 피신한 자는 그곳에서 대제사장이 죽기까지 머물러야 하고, 대제사상이 죽고 나서 도피성을 나가야 피의 복수를 당하지 않게 되었습니다(22-25절). 그러나, 만약 대제사장이 죽지 않았는데 도피성을 나갔다가 피의 복수를 당하게 되면, 피의 복수를 행한 자에게 아무런 책임과 잘못이 없게 됩니다(26-28절).

 

 

고대 근동에는 ‘피의 복수’라는 풍습이 있었습니다. 이 풍습은 죽임을 당한 사람의 가까운 친척이 살인자를 끝까지 추적해 죽이는 것입니다. 이런 풍습은 매우 강력해서 살인한 사람은 대부분 목숨을 부지하기 어려웠습니다. 그러기에 목숨 보전의 유일한 길은 바로 ‘도피성’이었던 것입니다.

 

도피성 제도를 좀 더 자세히 들여다봅시다.

왜 도피성으로 피신한 자는 그곳에서만 머물러야 하는가? 이스라엘에는 도피성이 총 여섯 개로, 요단 강 동편, 서편에 각각 세 개 씩 있었습니다. 하지만 도피성에 피신한 자는 무고한 자의 죽음을 불러온 책임으로 그곳에 피신한 자에게는 ‘생명을 보호해주긴 하지만,’자유는 보장해줄 수 없는 ‘감옥’과도 같은 곳이었습니다. 가족과 종족을 떠나서 오랫동안 도피성에 격리되어 산다는 것 자체가 하나의 형벌이었습니다. 그것은 우발적으로라도 생명을 빼앗은 죄에 대한 책임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언제까지 그곳에서 거해야 하느냐?

형법의 ‘무기징역’처럼 무한정, 무기한으로 감옥같은 도피성에 머물러야 하는가? 성경은 ‘거룩한 기름 부음받은 대제사장이 죽기까지(25절)’라고 합니다. 여기서 특별히 ‘대제사장’의 칭호가 단순히 대제사장이 아닙니다. 그리고 ‘거룩한 기름 부음받은 제사장’도 아닙니다. 25절에 보면 ‘거룩한 기름부음을 받은 대제사장’이라고 호칭이 나옵니다. 거룩한 기름을 부어 대제사장으로 임명된 사람의 죽음은 도피성에 피신해있던 살인자의 죄를 충분히 속죄할 수 있다는 것을 암시하고 있습니다. 이것은 마치 새로운 왕이 등극하거나 대통령이 특별지시로 사면령을 내리게 될 때 죄수의 사면, 우리나라의‘광복절 특사’처럼 풀려나는 풍습에서 그 까닭을 찾을 수도 합니다. 왕이 없는 시절에, 왕의 역할을 대제사장이 맡았기에, 대제사장의 죽음은 한 시대가 가고 새로운 시대가 온다는 표식에 해당됩니다.

 

그러나, 본문에서 도피성에 피신해 있던 살인 혐의자가 대사면의 기회를 얻는 때는 대제사장이 취임할 때가 아니라 대제사장이 죽을 때라는 것입니다. 거룩한 기름부음을 받은 대제사장의 죽음은 실수로 사람을 죽인 일로 흘리게 하였던 피를 속죄하는 기능을 담당합니다. 사람이 흘린 피는 반드시 사람의 피로 속죄해야 합니다(창 9:6). -다른 사람의 피를 흘리면 그 사람의 피도 흘릴 것이니 이는 하나님이 자기 형상대로 사람을 지으셨음이니라 대제사장이 생전에 백성을 위해 속죄의 희생제물을 드렸듯이, 그의 죽음은 살인자가 흘렸던 피를 대속해주는 속죄의 수단이 됩니다. 대제사장=희생제도의 대표인물, 대제사장의 죽음은 예수 그리스도의 죽음의 모형입니다.

도피성에 피신/격리되어 있는 피의자들의 사면은 오직 대제사장의 죽음만으로만 가능합니다. 대제사장의 죽음이 살인자의 죄를 씻겨 주어 도피성에서 석방되게 되는 것입니다.

 

 

성도 여러분, 우리가 지은 모든 죄는 오직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의 죽음으로 용서받은 줄 믿습니다. 그 보혈의 피로, 그 십자가의 죽음으로, 그 영원한 대제사장이신 그리스도의 죽으심으로 용서받았습니다. 할렐루야! 중요한 것은 사람의 생명을 앗아간 죄도, 그것이 의도적이든지 아니면 우연히 일어났던지 간에, 모든 죄는 피로써 속죄함을 받아야 할 대상이라는 점입니다. 이처럼 우리의 억만가지 모든 죄도 하나님 앞에 용서받을 수 있는 죄임을 기억합시다. 십자가의 보혈 앞에 용서받지 못할 죄는 하나도 없다는 것을 기억하십시오! 오늘 그 사죄의 은총이 필요한 자는 십자가 앞에서 엎드려 간절히 기도하시길 바랍니다. 용서를 구하시길 바랍니다.

 

29-34절은 피흘림에 관한 규례입니다.

29절에서 ‘너희 대대로 거주하는 곳에서’라고 합니다. 히브리어 본문은 직역하면, ‘이는 너희를 위한 재판하는 법규이다’, 너희 자손대대를 위한 것이다, 너희가 사는 모든 곳에서이다‘입니다. <대대로>란 말은 단순히 ’여러 세대에 걸쳐서‘라는 뜻이 아닙니다. 새로 제정된 법은 자자손손 모든 세대에 고루 적용된다는 것을 나타냅니다. 여기의 규칙의 핵심은 사람을 죽인 사람은 반드시 죽음으로 다스려야 하지만, 거기엔 반드시 두 사람 이상의 증인이 있어야 합니다(신 17:6). 이것은 재판의 공정성을 담보하기 위한 조처입니다. 신명기는 이런 정신을 모든 고소 사건에 적용하고 있습니다(신 19:15).

 

31-32절: 고의적으로 살인을 저지른 자에게는 속전을 받고 죄를 없앨 수는 없습니다.

의도적으로 살인한 자를 돈받고 용서해주는 일이 있어서는 아니 됩니다. 고의적으로 살인한 자는 반드시 죽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왜냐하면 돈 많은 부자들이 살인을 저지른 다음에 속전을 지불하고 죄책에서 벗어나는 일을 막기 위함입니다. 동시에 사람이 흘린 피는 다른 사람이 흘린 피로써만 속죄될 수 있다는 교훈을 되새기게 합니다. 사람이 흘린 피는 결코 돈으로 속죄할 수 없습니다. 또한 사람을 죽게 한 자를 엄하게 다스리는 이유는 33절에서 신학적으로 설명하기를 까닭 없이 흘린 피는 땅을 부정하게 만든다는 것입니다(신 21:8). 가인과 아벨의 이야기가 그렇습니다. 아벨의 피는 땅을 부정하게 만들었다(창 4:10). 하나님은 아벨의 피가 땅에서 울부짖는 소리를 들으셨습니다. 속죄하지 않는 살인은 그 땅과 그 곳에 사는 주민들에게 재난을 불러일으킵니다. 피가 떨어진 땅은 피를 흘리게 한 그 살인자의 피가 아니라서 곧 부정으로부터 깨끗해질 수 없습니다. 살인죄에 대해선 그 틈바구니에는 돈도, 권력도 끼일 틈이 없었습니다. 도피성 제도를 잘 지키는 것은 이스라엘 거하시는 하나님을 인정하는 것이었습니다. 하나님은 모든 사람들이 생명을 귀중히 여기기를 원하십니다. 도피성에 대한 자세한 규정들은 하나님께서 실수로 살인한 사람을 보호하실 뿐만 아니라, 피해자의 주변 사람들을 보호하신다는 사실을 보여줍니다. 비록 하나의 생명이 상했지만, 그로 인해서 무고하게 또 한 생명을 죽이는 것을 금하신 것입니다. 하나님은 도피성 제도를 오용하지 말라는 단서를 달아 놓으셨습니다(31-34절).

 

도피성 제도가 사람들에게 오용되면 안되는 것처럼, 주님의 십자가도 오용되어선 아니 될 것입니다. 그러기에, 너무 쉽게 죄에 대한 예수 그리스도의 용서를 말하는 습관에 빠져선 안 될 것입니다. 우리는 어떻습니까? 우리 죄에 대해 너무 쉽게 용서를 말하며 습관적인 죄에 빠져 있지는 않습니까? 오늘 하루도 우리에 주신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와 부활의 은혜를 소중하게 기억하고 상고하면서 그분의 묵직한 용서하심을 가슴에 담는 복된 하루가 되시길 바랍니다.

 

민수기 35:22-34의 본문에 나타난 도피성 제도가 적용되는 경우와 그 유효기간이 어떻게 되는지 보았는데, 원한이 없는 경우, 몰래 숨어 기다리지 않는 경우, 보지 못한 경우에는 도피성이 적용되며, 이 경우에는 대제사장의 죽음까지 머물러야하고 그후에는 풀려난다는 이야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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